중국판 구글, 바이두의 무서운 저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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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두려워 않고 무조건 변화… 10명 직원이 10년새 7000명으로


“호랑이 없는 굴에 여우가 왕”
중국 인터넷 기업 바이두를 두고 하는 말이다. 세계 1위 인터넷 검색기업 구글이 중국 정부와의 관계악화로 중국시장에서 철수했다. 이런 상황을 두고 ‘바이두가 어부지리로 득을 보네’라고 혹자들은 말한다. 과연 그럴까? 중국 인터넷 검색시장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바이두는 호가호위하는 기업도 아니고 어부지리를 보는 기업도 아니다. 그들만의 특별한 성공비결, 자세히 살펴보자.(편집자주)


각 나라를 대표하는 검색엔진은? 미국은 구글, 한국은 네이버다. 두 기업 모두 각 시장에서 60%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을 대표하는 검색엔진은? 현재 중국 인터넷 검색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바이두(百度)다. 구글, 야후에 이어 세계 3위의 검색엔진으로 꼽히기도 한 바이두, 어떤 기업일까?

중국 대표 IT기업 바이두이지만 그 시작은 미약했다. 2000년, 31살의 리옌훙(李彦宏)은 미국에서 귀국해 ‘중국의 실리콘벨리’ 중관춘에서 바이두를 창업했다. 검색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한 바이두는 사업 초기 2002년까지만 해도 눈에 띄지 않는 작은 회사에 불과했다. 반면 구글은 중국 검색시장의 80%을 장악하고 있었다.

10년이 지난 바이두. 10명으로 시작한 회사가 10년 사이 7000명이 되었다. 2010년 2/4분기 매출액만 19.14억 위안(약 3445억 원), 순수익은 8.37억 위안(약 1500억 원)으로 2009년 대비 100%이상 성장이다. 바이두가 이렇게 성장하는 동안 구글의 인터넷 검색시장 점유율은 20%까지 곤두박질 쳤다. 심지어 정부와의 마찰로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승승장구하는 바이두는 현재 기업광고, 오락, 지식인 서비스, 블로그, 쇼핑몰, 전자상거래까지 사업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두의 성공을 두고 말이 많다. ‘구글 짝퉁이다.’ ‘구글이 퇴출되지 않았다면, 시장점유율 1위는 어림없다.’ 이런 말도 일리가 있는 것이, 바이두 검색창은 구글과 매우 유사하다. 이런 바이두가 어떻게 후발주자로 시작해 구글을 물리치고 중국의 1위가 됐을까? 단순 복제만으로 가능했을까?

시대에 맞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모델
“바이두는 멈추지 않고 진화했다” 지금까지 리옌훙이 꼽는 제 1의 성장비결이다. 바이두는 사실 검색엔진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모델은 끊임없이 변했다. 사업초기에는 구글과 유사한 검색기술을 제공함으로써 비즈니스를 유지했다. 하지만 2001년, 이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를 느끼고 다른 수익원을 찾기 시작했다. 바이두가 찾은 수익원은 기업회원. 기업에게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기 시작한 것. 현재 기업고객 수는 25만4000명. 작년 대비 25%가 증가했음은 물론이고, 바이두의 핵심사업으로 자리잡았다. 리옌훙에게 최고의 비즈니스모델이란 없다. 항상 더 좋은 것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비즈니스모델이 시대에 맞게 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이두의 독특한 핵심가치관과 조직문화에 있었다. 

실패해도 좋으니 해봐라?
“우리 기업은 아직 어린이입니다. 어렸을 때 넘어지지 않는 어린이가 어디 있습니까? 작게 실험적으로 테스트해서 결과를 알고 곧바로 개선하고 수정하면 됩니다. 검색 횟수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엔지니어들이 끊임없이 생각하고 끊임없이 창조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리옌훙 曰

바이두가 맨바닥에서 시작해 지금의 성공을 이룰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리옌훙이 만든 조직문화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무조건 해보는 것. 바이두의 초기 검색엔진은 사실 문제가 많았다. 그러나 리옌훙은 그대로 고객에게 서비스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부딪히고 보자는 심정으로 상품이 출시된 것이다.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그때그때 해결해 나갔다. 타이밍이 무엇보다 중요한 인터넷 시장. 만약 바이두가 기술적으로 완벽한 상태에서 시장에 진출하려고 했다면 시장 선점의 기회는 영영 잡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문화는 현재 바이두의 문화로 자리 잡혀 큰 일이든 작은 일이든 모두 실수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일단 해보는 문화가 되었다.

바이두는 MP3와 지식인 서비스도 고객의 피드백을 통해 끊임없이 개선했다. 물론 이런 시도가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바이두는 화면 화소를 500픽셀에서 600픽셀로 상향 조정하기로 결정하고 서비스를 출시했다. 하지만 투자대비 반응이 좋지 않자 바로 접었다. 그렇다고 주눅이 들 바이두가 아니다. 계속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하는데 여전히 주저함이 없다.

복잡한 조직, 간단한 관계
“단순해서 믿을 수 있다!”(简单可依赖)는 바이두의 핵심가치다. “단순하다”는 뜻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아주 심플하다는 것이다. 이것 저것 생각해서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말하고 싶으면 직설적으로 말하고, 무엇인가를 하고 싶으면 바로 하는 것이다. 바이두에서 “믿을 수 있다”의 의미는 믿고 맡길 수 있다는 뜻. 바이두에서 일로 힘든 일이 있어도 사람 때문에 힘든 일은 없다. 사내 정치 싸움을 허용하지 않는다. 간단하고 신뢰 가능한 가치관을 바탕으로 바이두의 생활은 아주 자유롭다. 이런 가치관을 바탕으로 바이두에서는 획기적인 인사발령도 가능하며 이에 대해 불평하는 사람은 없다. 능력만 있으면 대학생도 팀장이 될 수 있다.

CEO의 의견은 직원의 의견보다 파워가 크다?
기존 산업시대의 중국 기업들은 개인 영웅주의가 강하다. 하지만 바이두의 관리문화는 민주주의 조직문화다. 이 민주주의의 문화를 알 수 있는 곳은? 바이두의 회의 현장이다.

리옌훙이 참석한 제품회의에서 장기간 진행된 토론회 의 결론은? 새로운 시장 진출을 보류하자는 것. 리옌훙이 다른 업체와 합작을 해서 진출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의견을 내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다른 임원들이 리옌훙의 손을 들어주지 않은 것. 이런 광경은 바이두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직급이 높다고, 사장이라고 그 의견이 바로 반영되지 않는다. 리옌훙 의견도 하나의 의견에 불과하다. 그가 말하는 중간에라도 사원이든 인턴이든 의견을 제시하거나 질문을 할 수 있다. 이는 바로 리옌훙이 추구하는 조직문화다. 전통적인 산업에서는 명령을 받고 수직적으로 정보가 흐르는 문화였지만, 이제는 지식사회이므로 조직의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리옌훙의 생각이다.

바이두는 중국인의 특성과 문화가 꼭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끊임없이 창조하고 생각해왔다. 그리고 그 뒤에는 간단한 핵심가치관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 그리고 임원이든 직원이든 평등한 의견으로 하는 민주주의적 문화가 있었다.

2006년 바이두는 일본시장에서 일본 바이두를 런칭하며 글로벌화를 시작했다. 그러나 말 그대로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바이두는 10년 안에 40배 성장하여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검색사이트가 될 것이며, 또 전세계 절반 이상의 시장에서 널리 알려진 브랜드로 거듭날 것을 목표로 열심히 달리고 있다.



취펑화(崔風華) IGM 연구원 jhchoi@ig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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