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장관님, 절 봐준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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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남소연
유인촌

'회피연아' 문제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광부)에 고소되었던 사람이 바로 나다. 문광부의 고소 취하는 사실상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한 것이라 본다. 유인촌 장관은 '봐주려고 한다'며 허세를 부렸지만 여론의 역풍을 감당하기 어려워 고소를 취하한 걸 부정할 수는 없으리라.

 

최근 아이패드 불법사용에 대해 누리꾼들에게 신고(한 누리꾼은 지난 26일 중앙전파관리소 불법전파설비 신고센터에 유인촌 장관과 박용만 두산회장, 가수 구준엽씨 등을 신고했다)까지 당했다니, "교육하겠다"던 네티즌들에게 오히려 '교육받고' 있는 굴욕을 당한 셈이다.

 

일반 국민들과 누리꾼들의 시선에서는 회피연아 동영상 문제로 고소를 생각한다는 발상 자체부터가 잘못이었다. 물론 문광부는 여전히 고소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여론이 불리하니) 허세를 부리며 접겠다는 반응이다. 자신도 봐주겠으니 아이패드 불법사용에 대해서 용서를 비는 모양새랄까.

 

고소 이후 한 달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상식을 되찾고 고소를 취하할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음에도 누리꾼들과 여론의 경고를 무시하더니, 아이패드 사건이 터지면서 부담이 가중되자 고소 취하라는 카드를 꺼낸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공기관의 부당한 권위 남용, 관심 갖고 대응하자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회피연아'.
ⓒ 화면캡처
회피연아

야당의 부 대변인 논평이 나오는 상황이 되자, 누리꾼을 상대로 명예훼손 고소를 했다는 이유도 상식적이지 않다. 야당한테 뺨맞고 분풀이로 힘없는 네티즌 8명에게 반성을 받아내는 것이 교육이고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것인가.

 

오히려 인터넷상의 패러디를 이해하지 못한 채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하지도 않고 나온 야당의 논평을 날카롭게 깎아내렸다면 문광부가 지금처럼 몰상식하다는 비난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고소 취하는 결국 상식에 입각한 자기반성이 아니라, 철저하게 여론과 네티즌의 민주적인 비판의 힘에 눌려 마지못해 굴복한 것이라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쨌든 "봐주겠다"고 한 것은 여차하면 또 하겠다는 것인데 최근 노원구청도 호랑이 전시를 비판한 누리꾼들을 고소해서 문제가 되고 있다.

 

노원구는 중학생, 고등학생까지 고소하는 행패를 부리고도 '문광부도 했으니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윗물이 탁해서 아랫물이 탁한 것인지, 못된 짓도 위에서 하면 아래에서 따라하고 자랑하는 것이 요즘 세태인지 참.

 

문광부든 노원구청이든 이름을 달리할 뿐 권력이 표현의 자유에 대해 노골적인 공격을 하고 있고 그 대상도 무차별적이라는 사실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조용히 살고 싶어 하는 평범한 사람조차도 세상이 가만 놔두지 않아 공분하며 싸우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권력자 및 공공기관의 부당한 권위 남용에 대해 모두가 자신의 일인 것처럼 관심을 가지고 대응해야 한다.

 

나는 '회피연아'로 부당하게 고소당한 8명 중 한 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수많은 네티즌들이 자기 일처럼 여기고 부당한 권력에 대해 비판을 가해줘서 고소 취하가 가능할 수 있었다.

 

비록 우리가 저들의 추악함을 외면하게 되고 관심을 갖기 싫게 되더라도 저들은 우리의 작은 권리조차 빼앗아가는 것에 관심이 있다. 따라서 우리는 저들을 봐주지 말고 두 번 다시 그러지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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